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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육아 일기

아이가 한동안 보지 않던 세이펜을 꺼내서 공룡 책을 한참 봤다.

집을 살짝 정리하는 동안

5~6권이 되는 책을 콕콕 눌러보더니 다 보고난 뒤

옆에 있던 우연히 종이 블럭을 발견했다.

 

공룡 책을 봐서 인가 갑자기 공룡을 만들어 보자며

제안을 한다.

 

그러면 안돼긴 하지만 ㅎ

종이 블럭으로 공룡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라고 이야기했지만

(당시 내 생각으로는 몸통이나 꼬리 부분을 연결시켜줄 수가 없어서 

 안된다고 했었다.)

아이는 만들 수 있다면서 혼자 시작했다.

 

일단 다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때까지도 나는 다음에는 어떻게 만들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몸통을 세우고 티라노의 짧은 앞다리를 만들더니

목도 만들고 얼굴도 만들어버렸다.

꼬리는 생략했지만 놀랍게도 티라노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아이가 한번 만들고

같이 다른 공룡을 만들어 보게 되었다.

 

아이가 네 발 공룡을 작게 만드는 사이

(이름을 까먹...)

나는 골판이 있는 스테고사우루스를 만들었다.

 

다음 라운드에서는

내가 스피노사우루스를 만드는 사이

프테라노돈을 만들었다.

날개 펴고 하늘을 나는 프테라노돈을 만들고 보여준 뒤

날개를 하늘 위로 올려서 날개 짓하는 모습으로 바꿔서 다시 보여준다.

 

역시 그럴듯하다.

간단한 생각으로 저리 표현하는 게 신기하다.

 

브라키오사우루스를 같이 만들어보자고 한다.

내가 여러 번 브라키오사우루스는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길다고 말해줬었다.

근데 그게 앞다리가 긴지 뒷다리가 긴지 까먹었지

아이는 나에게 앞다리가 긴지 뒷다리가 긴지 물어봐서

가물가물 뒷다리 아닌가? 했더니 아이는 앞다리가 맞다며 인터넷에 써보라고 한다. ㅋ

앞다리가 맞네...

아이는 자기가 맞췄다며 좋아한다.

아이가 먼저 다리를 높게 만들기 시작한다.

크게 만들고 간격이 넓다.

이번에야 말로 몸통 만들기가 쉽지 않다.

나도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라

일명 (우리 집 명칭) 사과 블록을 이용해서 판을 만들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위에 잘 덮어주었더니 이내 목과 얼굴을 만들었다.

꼬리가 없다고 하여 꼬리는 만들어 주었다.

 

만들고 부시고 만들고 부시고 ㅎㅎ

이런저런 놀이를 하며 오후가 지나갈 때쯤

눈이 엄청 오기 시작했다.

 

집 앞으로 나가서 아이와 눈 가지고 놀았다.

아이는 따뜻하게 무장시켰다.

장갑에 부츠에...

 

나는 장갑은 대체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아

와이프 장갑으로 보이는 것 한쪽만 찾아서 나갔다.

신발은 비올 때 가끔씩 신는 단화 신고...

 

그냥 눈만 뭉쳐서 던지고, 굴리고 하는데

아이는 재미있어한다.

예전에 산에 가서 눈사람 만든 것이 생각나서

눈을 뭉처보려고 했는데 잘 안뭉처저서 포기했다.

아이는 그래도 눈을 굴리면서 재미있어했다.

 

추울까 봐 걱정돼서 손발 안 시리냐고 했더니

본인은 부츠신고 장갑 껴서 괜찮다면서

"아빠는 운동화 좀 신고 다니지 마라~"

이 말투 무엇? ㅋ

 

여기저기 피해 다닐 것 피하면서 어느덧 놀이터에 도착했는데

미끄럼틀도 타고 재미있게 놀았다.

한 시간쯤 되었는데

아이는 괜찮은지 재밌게 놀지만

도저히 내 손발이 시려서 더는 못 놀겠고

아이에게 말해서 집에 들어왔다.

 

나가기 전에 손과 발이 너무 차가우면

동상이 걸린다고 말해줬더니

동상이 뭐냐고 물어봐서 

손, 발, 귀 같은 곳이 너무 추운데 오래 있으면 얼고, 색도 검게 변할 수 있다고 말해줬었다.

 

나 옷 벗는 사이

본인 손 씻고 나에게 와서 

색이 변했냐고 물어보면서

손가락이랑 발가락을 좀 보자고 한다.

내가 밖에서 너무 손발 시리다고 계속 이야기했나? ㅎㅎ

 

저녁 먹고

요즘 꽂혀있는 영웅이 되어

풍선 던지고 맞기 놀이를 하니;;

하루가 다 지나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