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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내일은 꼭 재미있게 놀자.

2020년 3월 2일 월요일

퇴근 : 6시
집에 돌아와서 밥먹기 시작한 시각 : 7시 30분

아이 옆에서 밥 다 먹을때까지 기다린 시각 : 8시
아이가 씻는 사이 나 혼자 누워서 잠든 시각 : 10시

오늘 아이와 함께한 시간은 8시~9시 30분
1시간 반...
그 사이 아이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1. 서비스 점검중이라 페이지가 안열리는데
계속 노래 들으며 춤추자는 너에게 버럭하기
2. 주라기캅스 공룡 놀이 하자는 너에게
멀리 앉아서 핸드폰 손에쥐고 인터넷 별거 없이
껐다켰다 하면서 대충대충 공룡처럼 말해주기
3. 비행기랑 말 태워달라는 너에게
말태워주는 척 엄청 잠깐 업어서
거실 소파에 내려주기
4. 장난감으로 역할놀이 하는데
옆에서 유튜브 방송 틀어놓고
인형으로 대꾸해주기
5. 역할놀이 하다가 누워서
팔만 쭉 뻗어 역할놀이 해주기
6. 더 놀고 싶어하는 너에게
씻고나서 더 놀자며 빨리 목욕하라고
엄마에게 맡기기
(근데 진짜로 더 놀아주려고는 했어.
내가 잠들어 버리긴 해서 못 놀아 줬지만...)
7. 옷갈아 입다가 내 옆에와서
핸드폰 지문인식이 신기한지
지문을 풀어보려는 너에게
잠결 잔소리 하기
'그만해~ 그거 계속 틀리면 잠겨'

씻으려고 새벽에 일어나서 너 방을 둘러보니
못난 내 모습만 보이네

 

긴 시간도 아니고 90분 이었는데...
제대로 집중도 안하고
재밌는 것도, 급할 것도 없는 핸드폰 만지작 거리면서
대충 이야기만 한 것 같아 미안해.

이렇게 놀아준 걸 너도 알고 있을까?
그래도 그냥 재밌게 놀았던 것으로 기억하기를 바래보지만...
오늘은 깔깔대면서 놀지는 않았던 것 같아.
미안해. 내일은 꼭 재미있게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