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인내심이 어느 정도 인지 깨닫게 된다.
아이가 좀 크고 말이 통하기 시작하니
아이와 소통에 관한 기대감이 많이 커젔는지
여러 번 좋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이거나 혼내는 말투가 되어버린다.
더 어릴 때는 계속해서 말해줄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3~4번을 넘지 못하고 내가 화가 나버리는 것 같다.
이번 주는 주중에도 여러 번 아이에게 짜증 낸 듯하다.
(아들... 미안하다. 뭐 딱히 그러려고 그랬던 것 아닌데...)
생각해보면
나의 대략 패턴은 이렇다.
아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딱히 안전에 관한 것이 아니거나 버릇없는 행동이 아닌 경우에 한하여)
1. 한참을 참아본다.(내 기준으로 ㅎ)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심리를 알기 때문에...
2. 그 행동을 왜 하는지 물어보고, 그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본다.
3.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 수 도 있는 행동이며,
다른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본다.
4. 계속 이러면 같이 놀아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5. (차마 화는 내지 못하고)아 몰라. 그냥 혼자 놀아
6.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가 주변을 내 주변을 서성거리면서 다가오던가
그냥 그러고 자리를 피해버린 것이 후회돼서
다시 가서 잘 타이르고 마무리된다.
뭐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닌데...
어떻게 내 기질이 그런가 보다.
직감적으로 별로 좋은 의사소통 방법이 아닌 것 같다.
'포기 해버 리거나 피해버리는 느낌이 들려나?'
'협박하는 느낌이 들려나?'
'강압적인가?'
나도 잘 이야기해서 잘 타이르고 싶은데
내가 너무 어른 같지 못하고 아이 같은가 보다.
이번 주 주중에는
타이르다가 짜증 난다는 말까지 해버렸다.
그게 너무 마음에 걸려서
내가 더 어른스러워지자라고 마음먹었는데
오늘 또 말하고 말았다.
"몰라. 혼자 놀아."
오전부터 장난감을 합체시키는데
손이 작아서 잘 잡지 못해 합체가 안되는데
짜증을 내면서 기어이 합체시키는 아이.
여러 번 반복...
오전에는 그냥 넘겼는데
오후에 다른 놀이하다가 다시 그 장난감을 들고
짜증을 내는 아이에게
나만의 순서대로 타이르다가
결국
결론도 나만의 결론으로 나버린 상황...
혼자 놀라는 말...
화가 나서 자리를 피했다가
마음먹었던 것이 생각이 나서
다시 아이 근처로 갔다.
아이가 슬슬 말을 걸길래 다가가서 타일렀다.
'마음대로 안돼서 화가 났었는지, 화가 나는 것은 괜찮은데 짜증은 내지 말라고
화가 나면 말로 엄마, 아빠에게 화가 난다고 이야기해달라고,
그러면 같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거나 도와주겠다고'
그러고서는 장난감 합체 방법을 같이 찾아보고 설명해주었다.
아이는 (내가 무서웠는지 혹은 내 이야기를 이해했는지) 기분 좋게 같이 방법을 찾아보았다.
사실 혼자 놀라고 말하기 전에도 방법은 같이 찾아보려고 했었는데
짜증이 잔뜩 난 아이에게 먹히지 않았던 방법...
어쩌면 짜증이 잔뜩 난 아이에게 합체를 잘 시키는 방법은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
한 번만 더 참아보고
아이의 짜증 난 감정부터 풀어주면 되었을 것을...
그렇게 또 한 번 매몰차게 이야기를 해버렸다.
다행히 타이른 뒤 평소처럼 또 깔깔거리며 즐겁게 놀았지만
계속 그런 감정을 여러 번 겪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조금 부끄럽지만
요즘 나를 돌아보며
똑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글을 남겨본다.
"아가야 미안하다.
내가 좀 더 노력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