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코로나로 인해
토요일에 집콕하였다.
아이는 역시나 늦잠을 자고
아점을 먹고 하루를 시작하였다.
요즘 옥토넛 상황극을 하면서
꽤 놀았다.
며칠 전 침대에서
옥토넛 만화에서 본
딱총새우 에피소드에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아이는 '대시'가 되고
나는 대장이 되어
상황극을 하면서 놀았었다.
그때도 더 하고 싶어 했지만
자야 해서 그만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은 호비에서 받은 하나 인형으로
튜닙이라고 하고
튜닙이 찌빠찌빠하면서
낚시도 하고 깜짝 놀라는 연기를 했었다.
황당한 상황에 재미있어하더니
그 놀이가 또 하고 싶었는지
아이는 옥토넛 놀이를 또 하자고 하였다.
이번에는 그냥 튜닙을 만들어서 놀아보자고 제안하였다.
그렇게 칼라점토와 플레이도우를 꺼내서
만들기를 시작하였다.
이런 거 만들고 있으면
은근히 재미있다.
아이도 옆에서 주물럭주물럭 무엇인가 만들기도 하고
나도 열심히 입으로 아이를 호응해주면서
나만의 세계에 빠진다. ㅎㅎ
열심히 만들고 있었는데
와이프가 지나가면서 이야기한다.
"어디 작품 출품해?"
ㅋㅋㅋ
그렇다.
어느덧 아이보다 내가 더 재미있게 만들고 있었다.
옥토넛 책을 보고
나만의 베지멀을 만들어 보았다.
튜닙을 만들려고 했는데
튜닙 위에 있는 채소 머리 모양이
만들고 부착하기가 너무 어려운 형태라서
최대한 채소 모양으로 만들어주고,
설 수 있게 신발도 만들어 주었다.
남은 자투리 재료로 케이크도 만들고
작은 미니 베지멀도 만들면서 놀았다.
그렇게 놀다 보니
아이가 제안을 하였다.
식당 놀이를 하자고 하면서
베지멀들이 만드는 다시마 케이크를 만들어 보자고 하였다.
"돼지멀들이 만드는 케이크들 있잖아."
(가끔 베지멀을 돼지멀이라고 발음한다.)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내용은
책에 그려져 있는 다시마 케이크들을 메뉴판 삼아서
요리를 주문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의 말이었다.
좋은 생각이라고 이야기해주면서
메뉴를 고르게 하였더니
사과와 딸기 케이크를 골랐다.
그래? 한번 만들어볼까?
없는 색을 만들어가며
"이 색 만들려면 무슨 색끼리 섞어야지?"
(한동안 색 섞기에 관심이 있었어서 인지 대답을 곧 잘하였다.)
나는 돼지멀이 되어
다시마 케이크를 만들었다.
손님인 아이는 옆에서 미니 상황극을 하면서 놀고 있다.
그 상황극에 맞춰주느라
요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ㅋㅋ
(자신이 무슨 바다 동물인데, 어디에 갇혔다면서
풀려나려면 애니블럭을 맞춰야 한다고...
급 애니블럭으로 낙타와 두 가지 동물들을 맞처주었다.)
찌빠찌빠!
튜바튜바!
주문하신 다시마케잌 나왔어요!
남은 재료로 아이스크림도 서비스로 드렸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이렇게 놀은 게 두 시간쯤?
나머지 하루는
이불을 돌돌 말아 아나콘다 만들어서 공격하기 놀이
엄마가 산 스포이드로 물 이리 옮겼다 저리 옮겼다 하다가
낮에 가지고 놀던 소면과 바다생물 피겨를 물속에 넣어
국수와 바다생물을 지켜주는 놀이,
"국수를 지킨다고? 국수 지킴이야?"
맡단다. ㅎㅎ 국수를 지켜야 한단다.
황당한 조합으로 웃기는 호비 책 보면서 한참을 깔깔거리기
(위아래가 책이 분리되어 있어 페이지를 넘기면
황당한 조합이 되는 책)
"발에 딸기잼을?"
불을 끄고
가족끼리 지금 서로 배고프다며
뭐 먹고 싶은지 이야기해보기
"나는 피자랑 솜사탕이 먹고 싶어"
그걸 잘 못 들은
나는
"감자탕?" ㅋㅋ
그렇게 11시 반까지
오늘 하루도 꽉 채워서
놀다가 잠이 들었다.
나도 뭐 더 해볼 것 없이
잠시 뒤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