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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7 주말 아이와 함께

 

2020년 8월 1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월요일에 쉴 수 있었다.

15일부터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3일간의 휴식

 

금요일 저녁부터 아이와 줄곧 같이 있었다.

금요일 저녁에는 비누 만들기를 하였다.

말랑말랑한 형태의 비누 만들기

나도 재미있게 했다.

나는 아무래도 아이와 놀 때

장난감으로 계속 똑같은 상황으로 같이 놀아주는 것보다

이렇게 같이 무엇인가를 같이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토요일에는 본가에 잠시 다녀 와서 집에 있었다.

토요일부터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월요일 밤까지 쭈욱 집에만 있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에서 급증하는 코로나 확진 증가세가 무서웠다.

이번에는 왠지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최대한 집에 머무르기로 하였었다.

 

일요일에는

집에만 있어서 아이가 심심해 할까봐

최대한 재미있게 놀아주고 싶지만

중간중간 졸기도 하였다.

잠깐 졸다가 안 되겠다 싶어 일어서서

베란다에 수영장을 설치해주기로 하였다.

 

좁은 베란다에 꽉 차는 수영장을 사서

어릴 때도 잘 가지고 놀았었다.

 

처음에는 아이가 안 한다고 하더니

물 높이를 보더니 자신감이 붙었는지

재미있게 놀았다.

나중에는 그 좁은 수영 장안에서 튜브도 탔다.

별거는 아니지만

물총도 쏘고, 볼풀도 가지고 놀고,

팔 집고 물에도 떠보고,

엉뚱한 농담 하면서 깔깔거리면서 웃기도 하고

3~4시간 정도 재미있게 놀았다.

여름이지만 추울까 봐 뜨거운 물 팍팍 투입 ^^

 

물총을 위로 쏘길래

장난 삼아 

"비가 오나? 지붕에 구멍이 났나?"

라고 했더니 또 빵 터진다.

이 말도 수도 없이 하며 수도 없이 깔깔거렸다.

아이가 날 닮아서 그런지 좀 엉뚱한 거에 항상 빵 터진다.

잘 깔깔거리는 타입이기도 하고...

아이가 그렇게 항상 잘 웃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지만...

유러머스하고 쉽게 즐거워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

 

물놀이를 그렇게 하고도

한참 놀다가 잠들었다.

자기 전에 유튜브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채널에서 

Freaky Creatures와 본 채널에서 몇 개 영상을 같이 보았는데

엄청 재미있어하였다.

특이한 생물들을 보면서 같이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같이하고 있자니

아이가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월요일

역시 집콕하였다.

뭘 하고 놀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먼저

어제 물놀이가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물놀이를 하자고 하였다.

어제보다 길지는 않지만

1시간 정도? 물놀이를 재미있게 하고

폼클레이로 액자도 만들었다.

집에만 있어서 에너지가 발산이 되지 않았는지

잡기 놀이, 숨기 놀이를 하자고 하였다.

같이 놀다가

어떻게 사슴벌레 놀이를 하게 되었다.

 

소설 개미에 나오는 개미 시점에서 글이 작성된 부분처럼

우리가 사슴벌레가 되어

다가오는 손가락과 채집 도구들을 피하고 파괴해서

살아남는 상황극이었다.

아이 사슴벌레가 채집 도구에 의해 잡혀가는 상황에서

"안녕~ 잘 가. 우리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

라고 이야기하자

아이 얼굴이 움찔거리더니 눈물이 맺힌다.

아이는 그 정도로 몰입을 하고 있었던 걸까...

나는 당황해서

"왜 울어? 울지 마~ 놀이잖아"라고 말해버렸다.

아이의 애써 울음을 감추려는 표정을 보고 

'내가 잘 못 말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이 감정을 너무 단칼에 처버 린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좀 지나서 이야기해주었다.

"슬픈 건 나쁜 것이 아니야. 슬프면 울어도 돼~"

아이는 알았다고는 하였지만

다음에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너무 귀엽기도 하였고, 당황스럽기도 하였다.

순수한 마음을 최대한 유지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알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까부터 바라는 게 왜 이리 많아? ㅋㅋ)

 

저녁 먹고

어제 보던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을 같이 보았다.

아이의 꽤 수준 높은 질문에 몰라서

내가 모르니

인터넷에 찾아보고 알려준다고 하고 찾아보고 알려주었다.

아는 것도 쉬운 버전으로 설명해주려면 머릿속이 복잡해지는데 ㅎㅎ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가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

 

그래도 마지막 날 몇 시간은 나에게도 시간을 주는구나 ^^

 

집에만 있었지만

즐거운 휴일이었어.

너도 그랬길 바란다~